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1일만 되면 TV에서 어김 없이 방영하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무려 1965년에 개봉한 고전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입니다. 밝고 명랑한 마리아 수녀가 해군 명문가인 폰 트랩 대령가의 가정 교사를 맡게 되며 생긴 일들을 그린 뮤지컬 영화죠

 

193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반발하던 해군 대령과 그를 사랑하게 되는 가정 교사, 귀여운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 영화는 3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편집상,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 받습니다. (그러고 보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했네요. 호우)

 

영화는 엄격한 군대식 교육에 익숙한 대령의 일곱 자녀들이 마리아 선생님과 노래로 교감하며 즐거운 날들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너무 유명한 영화라 줄거리야 다들 아실 테니 이하 생략하겠습니다.

마리아 역의 '줄리 앤드류스'는 2004년 '앤 해서웨이'와 '프린세스 다이어리2'에 출연하는 등 비교적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 모습을 보여주셨지요.1935년 영국 출생이니 여든을 훌쩍 넘기셨네요. TMI이긴 하지만 원래 마리아 역에 내정됐던 배우는 당대 최고 스타 '오드리 헵번'이었다고 합니다. 

폰 트랩 역을 맡은 1929년 생 캐나다 출신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역시 2012년에 오스카 역사상 최고령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할 만큼 배우로서 부단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나보다 두 살 어릴 뿐"이라는 재치 있는 수상소감을 남기셨다지요. 2018년에도 '올 더 머니'로 또 다시 아카데미 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역시 TMI입니다만, 크리스토퍼가 '올 더 머니'에서 맡은 '존 게티'역은 케빈 스페이시가 이미 촬영을 마쳤으나 삭제 후 재촬영한 분량이라고 합니다. 

암튼,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노래 중 ‘My Favorite Things’라는 곡이 있습니다. 노래의 가사를 잠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장미에 맺힌 빗방울과 아기 고양이의 수염

반짝이는 구리 주전자와 따스한 모직 장갑

끈으로 묶은 갈색 종이 포장 꾸러미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

제일 좋아하는 것이 아기 고양이의 수염이라니 귀엽기도 하지요

요즘 같은 시기에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들을 떠올려 보니 저렇게까지 순수하지는 않지만 무심히 지나던 일상의 작은 조각들인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 동료들과 일삼던 맛집 투어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사발

통장을 텅장으로 만드는 월급날 쇼핑몰 방문

영화관 가서 무슨 영화 볼까 고민하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이 일상의 제 자리로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네요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음에 또 찾아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