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드엠 뉴스레터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짝사랑이 전공 과목이었거나, 현재도 주 전공인 분들 계실 겁니다. 짝사랑의 장점은 쉽다는 겁니다. 고백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기에 마음을 표현하는 선물 같은 걸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데이트에 입을 옷을 고민할 필요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검색할 필요도 없어요. 심지어 싸울 일도 없습니다.


집에서, 가장 후줄근한 옷을 입고, 봉두난발을 한 채, 아무 때나, 방바닥에 널브러져 가만히 생각만 해도 성립하는 게 짝사랑입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소설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는 무려 519개월하고도 4일간 한 여자를 사랑한 플로렌티노 아리사라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으며, 보통 사람들과는 너무나 달라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구두가 딱딱거리면서 돌길 위를 걸을 때 왜 아무도 자기처럼 정신을 잃지 않는지, 그녀의 베일에서 나오는 숨소리에 왜 아무도 가슴 설레지 않는지, 그녀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거나 손이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왜 모든 사람들이 사랑에 미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中 발췌-


저 글로 본다면 짝사랑은 인간의 가장 놀랍고도 놀라운 감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만 실현되는 고요한 열정이기에 개인들의 역사를 바꿀 만한 실질적 힘이 없다는 거겠지요.


이런 문구가 떠오릅니다.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녀가 존재하는 이유에 참여하는 것이다.’


존재의 이유에 정말 참여하고 싶다면 내 머리 속에 갇힌 상상에서 한 발짝 나아가야 합니다. 미약하든 폭발적이든, 성공하든 실패하든, 변화를 일으키는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 봐야겠죠. 그건 짝사랑과 같은 감정적 영역뿐 아니라 회사 업무, 가정사, 육아, 학업 등 모든 인간사에 해당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언가 응시만 한 채 골몰하는 일이 있다면 표현과 행동을 통해 현상의 구도를 바꿔보는 것. 어떤 일의 존재함에 이유로 남는 것. 안되면? 빠르게 포기하고 원 위치로 돌아가는 것. 혹은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는 것. 어찌 됐든 후회는 없다는 것.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인터뷰] “SNS 대기업 연봉보다 번다”...인플루언서 광고 플랫폼 개발한 ‘오드엠’ 박무순 대표 <아주경제, 2019.6.24>